그남자의 굴욕

음.. 뭐라고 시작해야 좋을지 고민스럽지만 일단 쓰다보면 뭔가 정리가 될지도 모르니깐 써발겨보도록 하게씀다.

쓰다가 중간에 말투가 변경될수도있고... 뭐 어차피 불특정다수에게 보이기위함 이라기보다 올사람만 와서볼것이고

뭐 닳고닳은이사람 저사람 와서 보고가는 메이저 이글루도 아니니깐 대충 맘대로 써발겨보도록 합지요.



그러니까 시작은 11월 06일 1800시[대한민국표준시]가 좀 넘었을 무렵이었을겁니다. 저녁식사중이었지요.

아버지가 뜬금없이 예상치도못한 말을 꺼내십니다. 아, 참고로 저희아버지가 정확하게 이렇게 말씀하신건 아닙니다?

대충 상황연출을 위해 각색했단 소리지요. 핫핫핫 [.......]

"너 소개팅할래?"

"....어?" 

"소개팅하겠냐고" 

"어... 나야 좋지? 왠 소개팅?" [저 부모님한테 반말합니다. 네. 불량아들입니다]

"병원 간호사가 아들있다고 하니까 소개시켜달라더라. 어쩔래?"

"그럼 전화번호 따다줘. 근데 이뻐?" <-

"아니 뭐 그냥 그래."

"어..(쳇-_-) 그럼 키는? 아, 그리고 통통하다 싶은정도만 되도 패스" <- [돌날라오는게 보이는구나]

"좀 마른편이다. 키도 작고." 

"어 그럼 전번. ㄳㄳ" 


그래서 다음날인 11월07일. 집에왔더니 아버지는 이미 주무시고계시고, 엄마님이 피식피식 웃으시면서 

"야 거기 경대앞에 전번. 잘해봐라 ㅋㅋㅋ" 

"........감사염...."

경대앞에는 이쁘장한 글씨체로 이름과 전번이 적혀있는 쪽지가 놓여있었드랬습니다.

'오... 글씨 이쁘다. 음음 좋아좋아 ㅎㅎㅎ'

맘같아선 바로 전화해보고싶긴 했는데 집에 돌아온 시간은 22시를 훌쩍넘긴 시간. 초면인 사람이 연락하기엔

좀 실례가 아닐까 혼자 멋대로 추측하여 연락은 다음날 하기로 하고, 소주 네잔가량 먹은게 좀 올랐었는지

졸음이 쏟아지기도 하길래 대충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잠님도 금방 와주시고, 잠님 매일매일 감사 [야]


자. 11월08일이 밝았습니다. 애색히들 밖에서 떠드는소리에 짜증내며 꿀맛같던 잠님의 품에서 깼습니다. 

여전히 명랑쾌활발랄하게 시끄럽게 쳐떠들어대는구나 이 ㅆㅂㅅㅋ들아 라고 맘속으로 읊조려봅니다.

일어나보니 시간은 09시30분이 조금 안된시간. ....아 왜 평일인데 집이냐구요? 휴갑니다 핫핫핫 [......]

전화를 하기에는 솔직히... 전화번호만 달랑 받은상황에 바로 전화거는건 좀 쑥쓰럽기도 하고, 일단 초면이니까

문자를 보내봐야지- 하는데, 이것참 뭐라 보내야한담? 캐난감하네 거....=_=;;

음.... 일단 시간도 이르고 하니까 뭐라보낼지 생각좀 해보자. 일단 마비노기 어드템부터[...] 근데 왜 점검이야 이 썋.... [야]

에잉, 그럼 팡야.아이스 스파 한판 ㄱㄱㅆ~~


[잠시후]
.....아. 문자 뭐라보낼지 생각안했네? .....뭐라보내지? 음...으음...

아 마비 점검 끝났나? 옳지 끝났다. 접속해서~ 룬다를 돌자~ 룬상구해서 애드미럴 먹어야지 랄라라 ~~[...어이]

[던전클리어]
어라, 12시네? ......어 근데 문자보낼거 또 생각안했다;; 아 근데 진짜 뭐라보내...음....아버지가

전화번호 주시길래 문자드려봅니다- 정도로 보내면 될라나? 음... 고민고민...


......뭐 저런식으로 남이보면 '별거아닌데 꽤나 고민하네 이뭐병' 시츄에이션을 연출하다가 결국 일단 문자를 보내봤슴다.

뭐 기대는 하지말아야지 하면서 나름 기대해서는 네이트온 문자보내기에도 전번이랑 이름 저장하고 핸드폰에다가도

마찬가지로 저장해놓고 두근반 세근반 하는 마음에 답문을 기다렸죠. ......어라 근데 문자가 안와. ....뭐야 안갔나?

보낸지 한 5~6시간 지났을 즈음 해서

에이 젠장, 문자 진짜 안갔나? ...못받았냐고 보내기도 뭐하고 뭐야 워쨔 아놔 뭔가 꼬이네? 이러고있는~ 데

-띠로리라리라란- <-문자오는소리. 아 실제로 저런식으로 소리난건 아녜요. 음이 생각안나서 [....쫌]

엇. 답문인가? 답문인가?! [두근반세근반]

왔드래요. 답문이 왔드래요. 저장해놓은 이름과 전번이 곱디곱게 떠있드래요

아싸 ㅆㅂ 드디어 내인생에도 꽃이 피는가보다 아 어떡하지 담배끊어야하나?

....네 이정도면 김칫국 수준이 아닙니다. 김치에 들어갈 고춧가루를 만들 고추를 씹어먹고있네여

마음을 진정시키고 문자를 확인해봅니다. 뭐라써져있을까? 뭐 그냥 인사 써있겠지? 근데 그러고보니 왤케 늦게보낸거야

문자엔 이렇게 적혀있었습니다.

'아, 죄송합니다 xxx(아버지성함)님과 친하게 지낼라고 장난식으로 말씀드린...'
'그리고 저 남자친구도 있어요 죄송합....'


<SYSTEM> 화록청은 인생의 쓴맛을 겪었습니다. 경험치 10 증가, 지력 1증가,스테미너 50 하락, 정신력 80하락


........야.

.............후..... 그럼그렇지 젠장맞을



이 샬... 뭐 하여간 씁쓸한마음을 지그시 즈려밟아서 억눌러주고 답문을 보냈습니다.

'아하하 저희아버지가 농담을 잘못알아들으셨나보네요 심란하게해드려 죄송합니다어쩌구저쩌구쏼라쏼라'


보내고나서 한참동안 곰곰히 생각해보는데... 뭐야 근데 남자친구도 있고, 농담이고 했으면 전화번호는 왜 건네줘?

그럼 애초에 아버지한테 농담이었다고 말을 하던가 아놔 남자의 순정을 이렇게 멋대로 겨울밤에 살포시 내려앉은

첫눈을 밟고가는 쓰레기차마냥 마구 짖밟아도 되는겨 니ㅏ닝룹징ㄷ리아룽ㄴㅍ ㅜㄹ,ㅍㄹ베ㅑㅈ롱리아ㅜ치,문ㅍ임ㄴㅇㄹ


.......에라이 젠장.  연애좀 해보게되려나 하고 좋아했더니만 뭐 결국 결론은 니주제에무슨 연애삼 즐이나쳐드삼 이냐

내팔자가 그렇지뭐. 로또나 맞아라 ㅆㅂ


..........아 ㅆㅂ 맘에드는 자켓산것도 있어서 만나게되면 입고나가야지 잘됐네 룰루랄라 하고있었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렇게 그남자는 쓸쓸히 휴가의 첫날을 콩닥콩닥 두근반세근반 기대에 찬 마음으로 보내다가

장난으로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죽는다 라는 말을 뼈저리게 느끼며 안구에서 붉은색의 액체를 쏟아내었다는 

눈물없인 볼수없는 한편의 드라마를 찍었다는 슬픈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나 어쨌다나....  


by 花綠靑 | 2007/11/08 23:31 | 지랄발광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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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M2SNAKE at 2007/11/08 23:54
캐안습일세...ㅠㅠㅠ
Commented by 수려 at 2007/11/09 09:28
..이오공감 보내고싶다 으하ㅠㅠ
Commented by 花綠靑 at 2007/11/09 11:30
엠츄// 단순습기가 아님미다. 철분,헤모글로빈등이 다량함유된 적색액체...

수려// 오는사람이 워낙에 없어서 추천이 부족할걸?
Commented by 좋은인연 at 2007/11/11 15:38
미치겠다... ㅜ.ㅜ

왜 이리 주변에서 요즘 드라마를 찍는 사람들이 많은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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